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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치유력

- 황지영, 《햇빛초의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일: 2023.07.20

PICK1 요약

1. SNS의 폐해

2. 학교폭력

3. 어린이들은 힘이 세다

SNS 시대 SNS의 양날

“악성 댓글을 다는 스토커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SNS에서 만난 지인이 나에게 의견을 물어 왔다.
“글쎄요? 그 댓글을 지워 버리면 되지 않을까요? 댓글만 지우셔도 아무도 모를 텐데요.”
“하지만 분노를 삭일 수가 없습니다. 가만히 둘 수 없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비난 하다니요.”
SNS가 문제는 문제였다.

어린이들 세계도 SNS의 마수에 사로잡혀 있다. 강연을 가보면 SNS를 통해서 사진을 찍고 자신의 기록을 올리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손드는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SNS의 시대가 되었다. 개개인이 모두 스마트폰을 하나씩 갖고 다닌다.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다. 하나하나 들고 다니는 개인 단말기다. 그러다 보니 이 단말기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거다.

연결은 좋은 것이다.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참신한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나 사람에게 어찌 그렇게 좋은 일만 있겠는가? 연결 때문에 몰랐던 것도 알아야 하고 받지 않아도 될 악영향도 받는다. 인간이 만든 모든 일들이 이렇다. 밝음이 있으면 어두움도 있고, 긍정의 효과가 있으면 부작용도 있는 법이다. 어린이들 세계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들의 비밀 SNS

햇빛 초등학교에는 ‘대나무숲’이라는 아이들끼리 비밀리에 쓰고 있는 SNS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아이들은 익명으로 자기 생각과 의견을 올린다. 이 햇빛초 대나무 숲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이 쓴 익명의 글들이 아이들을 뒤흔든다.

난타 공연을 앞두고 센터 자리를 가지고 윤아와 민설이는 갈등을 일으킨다. 공연 연습을 하다 순식간의 고의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는 사고로 윤아는 이마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이 사건이 실수로 규명되는 동안 대나무 숲 SNS 공간에는 고의로 그러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나 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커져 어른들의 갈등으로까지 비화한다.

요즘 학교는 폭력이 가장 큰 문제이다. 신체 폭력도 문제이지만 실제로는 언어폭력도 문제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복잡한 구조로 학교 폭력은 뒤엉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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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난 나를 괴롭힌 아이들만 생각했다. 내가 괴롭힌 애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형식적으로 사과한 뒤로 내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그 아이들도 어느 날 갑자기 따라붙은 피해자라는 이름 때문에 힘들었을까?
나는 날 괴롭힌 아이들만 남기고 온 게 아니었다. 내가 괴롭힌 아이들도 그냥 남겨 두고 왔던 거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자꾸 성연이가 떠올랐구나. 그걸 이제야 알았다.
 

- 146면

엄마가 이혼하여 새로 학교에 전화 왔던 건희는 그 자신이 학교폭력의 가해자이면서 또한 피해자였다. 사실은 시기심에 친구인 윤아를 다치게 했음에도 비겁하게 그 뒤에 숨어서 사과하지 못한다. SNS에는 그리하여 목격자가 나타나고 사건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어른들은 이 문제를 실수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하지만 목격자가 있는 바람에 그 해결 방법도 옳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어린이들의 해답

결국 어린이들은 어린이답게 건강하게 문제들을 해결한다. 햇빛초 대나무 숲이라는 공간은  사실 민설이 만든 비밀계정이었다. 그는 이 SNS로 인해 목격자와 피해자의 문제가 터지자 결국은 자신의 계정을 삭제해 없애고 말았다. 다시는 이러한 계정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아는 민설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그 사과를 통해 다시금 거듭나게 되었다. 어린이들의 건강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상처는 흉터로 남았지만 잊히고 흐려질 뿐이다. 물론 없어지지는 않지만.

어른들은 바란다. 어린이들의 상처가 빨리 낫기를. 그리고 가능한 한 다치지 않기를.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과 입시 위주의 세상에서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것은 바라고 싶지 않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아이들은 제법 강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건강하게 다시 훌훌 털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들이 쑥쑥 자라는 것처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며칠 뒤 나에게 이야기했다.
“악성 댓글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요. 고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른들은 그저 이익이 있느냐 없느냐 모든 기준을 따진다.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기에 건강한 것이다.

독서 Guide

1. SNS를 하고 있나요? 자신은 어떤 이유에서 SNS 활동을 하는지 이야기해 봅시다.

2. 인터넷에서 익명은 꼭 필요할까요? 친구와 함께 토론해 봅시다.

3. 인터넷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책정보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저자황지영

출판사우리학교

발행일2020.08.14

ISBN9791190337427

KDC아813.7

서평자정보

고정욱 ㅣ 동화작가·문학박사

고정욱 ㅣ  동화작가·문학박사 이미지

장애를 아동문학에 투영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을 포함, 총 34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과거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