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1 요약
1. 쓸모없는 개똥의 의미
2. 순환의 미덕
3. 삶의 완성
쓸모 있는 존재가 되리라
최근 들어 뉴스를 보거나 듣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켜기만 하면 쏟아져 나오는 욕설, 싸움과 투쟁에 신물 나는데,
대화와 타협은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가진 것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내지르는 악다구니만 들린다. 가진 것은 놓게 되어 있고,
살아 있는 것은 죽게 되어 있고, 죽은 것은 다시 사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그것을 거역해 보려는 자들의 행태 때문에
뉴스를 보지 않는다.
권정생의 《강아지똥》은 우리에게 순환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고 있다. 우연히 강아지가 싸놓은 똥은 이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존재이다. 누구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참새는 날아와서 더럽다고 하고 흙덩어리조차도 똥이라고 멸시한다.
설움이 폭발한 강아지 똥은 울고 만다.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흙덩이조차도 지나가던 주인이 챙겨서 자기네 밭에 데려가
다시금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개똥은 흙덩어리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렇게 혼자 버려지고 남겨졌다.
와중에도 개똥은 착하게, 쓸모가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병아리조차도 와서 먹을 게 없다고 무시한다.
과연 개똥조차도 착해야 할까? 개똥조차도 쓸모가 있어야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 자체로서 충분히 소중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얘기하기에 개똥의 존재는 정말 너무나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권정생은 이 책의 똥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고 있다. 개똥에게도 희망이 있고 개똥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 세상 그 어떤 존재도 좋은 일이 생겨 쓸모 있는 존재가 되리라는 희망을 준다.
순환의 기쁨
그러던 개똥의 옆에 있던 민들레가 싹을 틔웠다. 민들레는 희망이었다. 생명이고 기쁨의 상징이었다.
꽃을 키워야 할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많은 영양분이 필요했다. 그 영양분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옆에 버려진 하찮은
개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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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 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여겼던 개똥은 그렇게 하여 흙 속에 양분으로 녹아들었고, 민들레 안으로 들어가 꽃으로 태어났다.
똥이 새로운 생명을 만들었고, 그 생명은 또 나중에는 똥으로 돌아가는 자연 순환의 법칙을 보여 준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 세상에 미천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공(空)은 즉 색(色)이고, 색은 공임을 이 작품은 보여 준다.
가장 미천한 자가 가장 위대한 자이고, 모퉁이돌이 머릿돌이 되는 원리를 이 작품은 담고 있다. 모든 이 세상에 미물조차
소명이 있으며 그 소명을 이룰 때 행복이 완성된다.
완성은 무엇인가? 나의 죽음이고 나의 존재가 사라짐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다른 형태로
삶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다. 그 결과물은 숭고한 결과로 나타나니 이 작품에서는 민들레꽃이 그것이다. 강아지 똥은
곧 민들레꽃이고 민들레꽃은 곧 강아지똥이다.
이 순환의 원칙을 모른 채 자기가 가진 것을 지키려고 밤낮으로 노력하는 자들에게 측은한 마음이 든다.
결국은 내려놔야 하고, 입장과 위치는 항상 바뀌게 된다. 그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며 우리는 언제든 똥으로 돌아갈 수 있고,
또한 언제든 꽃이 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게 해주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진 가치와 미덕이라 할 수 있다.
독서 Guide
1. 이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로서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보자.
2.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완성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
3. 내가 강아지똥이라면 민들레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책정보
강아지똥
저자권정생
출판사길벗어린이
발행일2014.04.18
ISBN9788986621136
KDC아813.6
서평자정보
고정욱 ㅣ 동화작가·문학박사
장애를 아동문학에 투영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을 포함, 총 34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과거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