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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에 다다르는 부모가 되려면

- 셰팔리 차바리, 《깨어있는 부모》

작성일: 2022.10.27

이 주의 PICK1 요약

1. 부모됨의 근본을 짚어주는 질문들

2.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경이로움을 위하여

3. 존재에 충실하면서 의연해지기

부족한 것은 애정이 아니라 알아차림

‘자식이 웬수다’라는 말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 정말 그럴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육아 상담 TV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가 괴로움과 불행의 원천이 되는 상황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물론 극단적인 사례들이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부모가 자녀 양육에 힘겨움을 느끼고 무력감에 빠진다. 무슨 일이든 경력이 쌓이면 능숙해지기 마련인데, 어버이 노릇은 오히려 정반대가 되는 듯하다. 아이가 자라날수록 어려움과 혼란이 가중되어 어찌할 바 모르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예전보다 자녀의 수가 줄어들었고 양육에 대한 정보와 책과 강의가 넘쳐나는데도 아이 키우기가 점점 버거워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취업 시장이 점점 열악해지는 등 외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부모들의 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내면이 황폐해지고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아차리고 아이를 정확하게 알아가는 것이 양육의 핵심이다. 그러한 지피지기에 실패한 채 열성만 내다보면 엉뚱한 결과에 이른다. <깨어있는 부모>는 양육자의 무지를 일깨우면서 부모 자녀 관계의 근본을 되짚어주는 책이다.



무의식은 의식이 일어나는 기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순간순간 어떤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뜻밖의 갈등과 불화에 이르기 일쑤다. 무엇을 살펴야 할까. 자신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서적 유산이다. 만일 자신이 어릴 때 평범함을 거부당했다면, 그런데 그로 인해 생겨난 응어리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자기도 아이의 평범함을 거부하면서 특별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다그치게 된다. 부모는 아이에게 반응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은 아이가 흡수하여 되비쳐주는 부모의 에고에 반응하고 있다. 그러므로 진짜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우리의 무의식이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 전에 자신의 변화를 먼저 꾀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 그 파장이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미치기 때문이다. 핵심은 부모가 자기 인생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부모의 신뢰를 받는다고 느낀다. 그런데 그러한 변화는 부모가 자기의 정체를 정직하게 인식하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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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의 인생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나면,
역설적이게도 그때부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부모가 평소 아이와 함께 있고, 대화를 나눌 때
아무 조건 없이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이는 필요할 때 부모에게 다가오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174면

무조건 지지한다고 해서 무엇이든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훈육이 절대 필요하고, 때로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잘 분별해야 할 것이 있다. 만일 아이가 그냥 반항심에서 불량한 행동을 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고통스러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이해심을 발휘해서 차분하게 그 마음을 살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가 스스로를 지탱하고 회복시키는 힘이 자기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 안에 깃든 신성함을 느끼자

이 책의 끝부분에는 부모들의 성찰을 이끌어주는 질문들이 제시되어 있다. 내 감정의 도화선은 무엇인가?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두려움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인생 대본을 따라 살고 있는가? 나는 살면서 부정적인 일이 생기면 어떻게 처리하는가? 내 양육법의 핵심은 무엇을 기초로 하는가? 등이다. 핵심은 부모가 내면과 연결되면서 존재에 충실해짐으로써 아이도 자신의 고귀함과 존엄을 체득할 수 있도록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집에서 저녁 식사 때 그 주에 저지른 가장 큰 실수를 한 가지씩 이야기하는 게임을 종종 한다고 한다.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심오한 지혜가 엿보인다. 저마다의 취약함을 스스럼없이 꺼내보임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폭과 깊이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각자 타고난 신성함을 소중히 여기면서, 어떤 것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이 존재 그 자체를 만끽하는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한 지금 이 순간 함께 있음에 감사할 때 자녀 양육은 삶을 축복하는 영혼의 놀이가 될 수 있다.

독서 Guide

1. 아이들의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불안’에 반응했던 경험은 무엇인가?

2.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아이와 교감하는 구체적 방법은?

3. 부모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아이와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책정보

깨어있는 부모 표지이미지

지리의 힘

저자셰팔리 차바리

출판사나무의마음

발행일2022.05.25

ISBN9791190457194

KDC598.1

저자정보

김찬호 ㅣ 성공회대 겸임교수

김찬호 ㅣ 성공회대 겸임교수 이미지

사회현상과 마음의 움직임을 인문학적으로 풀이하면서 더 나은 삶과 세계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여러 대중강좌를 통해 시민과 함께 배우는 사회학자. 『생애의 발견』, 『모멸감』, 『유머니즘』등 십여 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