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1 요약
1. 어린이 청소년 시리즈물 베스트셀러
2. 과자로 마법을 부리는 독특한 상상
3. 이렇게라도 약자들은 위안을 얻는가
상처 입은 자를 위한 과자가게
제자 하나가 백수로 지내다 갑자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도서대여점에서 회원들에게 일정 기간
대여했던 책을 고물상을 통해 폐기하는데, 그 책을 인수해 B급 헌책으로 재유통했다는 거다. 물론 대여점에서는 그 책을
절대 외부에 유통하지 말라 주의하고 고물상에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무게로 달아서 판 책을 제자는 사업수완을 발휘,
헌책으로 재활용해 제법 재미를 보았다.
전천당은 사람이 발길을 돌리기 어려운 어두운 골목 안쪽에 있는 가게이다. 오래된 과자가게로 이 세상에 없는
희귀한 과자들만 팔고 있다. 이 가게에서 과자를 사는 구매고객은 누구일까?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입은 자들이다. 왕따를
당하고 차별을 받는 아이들이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세상에 발산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이 과자가게에 오게 된다. 주 고객인
그들은 과자가게 주인인 베니코가 추천하는 과자를 먹게 된다. 그로 인해 어려웠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참으로 기발한
상상력이다. 거기에 이 책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 상상력을 만화와 문학의 콜라보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군량캐러멜’ 이야기를 들 수 있다. 군량 캐러멜을 먹으면 신비하게 배고픔을 면할 수 있다. 급식을 빼앗아
배고프게 하여 괴롭힘을 주는 힘센 아이들의 따돌림과 억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시험을 봐야 하는 스트레스와
압박으로부터도 과자를 이용해 벗어날 수 있다. ‘분신껌’을 씹다 풍선을 불어 만든 분신이 가서 모든 일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도피처를 상상하며 분신이 모든 어려운 일을 대신해 주길 바라는데 아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상한 과자의 주의사항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상한 과자들에는 주의사항이 있다. 예를 들면 군량 캐러멜은 공복에 먹어야 하는데
배부를 때 먹으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분신 껌은 하나의 분신이 만들어진다면
그 분신을 없애기 전에 또 다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주의사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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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새로운 분신을 만들고 싶을 때는 반드시 먼저 만든 분신을 없앤 다음에 만들어야 합니다.
한번에 두 개의 분신이 생기면 이 세계에서 당신의 인생에 균형이 무너져
지금까지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자기 인생을 잃고 싶지 않다면 부디 욕심을 부리지 마시길...
- 407면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원하는 것을 얻을 때는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과자들에게도
그런 주의사항이 있다.
주의사항은 바로 우리 인생에게
아니, 우리 인생에는 모든 것에 주의사항이 있게 마련이다. 무슨 일이건 심하게 탐닉하거나 부작용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로 인해 만들어진 말이 과유불급, 혹은 ‘꼬리가 길면 밟힌다’일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간과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일종의 절제이고, 인내이며 분수를 아는 것이다. 다른 말로 지혜라 부르기도 한다.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부족한 덕목인 인내심 부족, 마시멜로를 참지 못해 먹어버리는 행위는 결코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헌책을 유통했던 제자는 어느 순간 사업을 접었다. 폐기된 책이 유통된다는 소문을 들은 대여업체에서 의혹을
품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주의사항을 제자는 잘 지켰기 때문에 장가도 갈 수 있었고, 지금은 아들까지 낳아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책정보
전천당 :공식 가이드북
저자히로시마 레이코
출판사길벗스쿨
발행일2022.04.25
ISBN9791164064366
KDC아833.6
서평자정보
고정욱 ㅣ 동화작가·문학박사
장애를 아동문학에 투영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을 포함, 총 34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과거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