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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과 물리학, 우주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입문서

- 일본과학정보, 《우주 모멘트》

작성일: 2024.02.04.

히든북 요약

1. 수학과 물리학을 모르지만, 우주가 궁금한 이들을 위한 입문에 최적이다.

2. 우주의 탄생과 별의 진화, 태양계 이야기, 빛과 중성미자, 블랙홀과 외계인 등 우주에 관한 천문학 최신 이론의 핵심을 쉽게 설명한다.

3. 천문학의 본류 외에도 우주쓰레기, 우주엘리베이터, 에너지, 인류의 탄생, 문명의 진화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준다.

과포자, 과학을 포기한 사람도 다시 도전해 볼 만.

나는 학생 시절 천문학, 즉 우주에 대한 궁금증도 많았고,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블랙홀과 같은 특이점은 무엇인지, 끈 이론이라는 것이 히트를 치고 유명하다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해한 적이 있었다.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당시에는 이런 첨단의 내용을 알기 어려웠고 대학생이었을 때는 수업에서도 접하기가 쉽지 않아 외국에서 유명 학자가 방한하거나 관련 콜로퀴움이 있으면 열심히 찾아다니며 듣곤 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긴 하지만 과학 특히 천문학이나 물리학 등 우주와 자연에 관한 내용을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이 정도로 정리해 제시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하겠다. 학문의 첨단내용과 핵심 내용을 수식을 전혀 쓰지 않고 말과 약간의 그림으로만 설명해 냈다. 아인슈타인의 질량과 에너지가 같다는 식조차도 등장하지 않는다. 과학을 어렵게 느꼈고 수식에 자신 없는데 그래도 궁금하긴 하고, 한번 들어보고는 싶다면 딱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을 읽다가 어려운 부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그냥 스윽 지나가도 된다. 기차 창밖으로 경치가 스윽 지나가듯이. 나중에 다른 부분을 읽다가 불현듯 그 내용이 이해되기도 하고, 표시해 두었다가 혹 비슷한 주제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오면 강연 후에 강사에게 또는 학생이라면 학교의 선생님, 교수님께 질문해도 된다. 또는 번역자나 감수자, 나 같은 사람조차도 직장 홈페이지에서 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를 구해 연락해도 된다. 책을 읽었는데 이러이러한 부분이 이해 안 돼 연락했다면 기쁘게 반응할 것이다.

나는 천문학을 연구했으니, 천문학은 좀 안다고 하고 그 핵심에 관해 설명하고 이야기는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외의 분야는 나도 문외한이라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저자는 천문학, 우주과학, 물리학,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 섭렵하고 다양한 분야의 최신, 핵심 정보를 말해 준다. 한 분야에서 학자들이 연구하는 핵심과 동향을 알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여러 분야를 쉽게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나 역시 내 전공 분야가 아닌 부분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우주의 구조와 분류.

지구에서 가까운 데서부터 우주를 분류해 보면 태양계 – 별(항성) - 은하와 우주이다. 그리고 이 순서는 인간이 우주를 조금씩 알아낸 순서이기도 하다. 코페르니쿠스나 케플러가 활약하던 시기에는 태양계가 인간이 아는 우주의 전부였지만 20세기 이후에는 별 그리고 은하와 우주를 연구한다. 물론 학생들과 일반인은 태양계가 가장 친숙할 수도 있다. 학자들은 이제 태양계를 넘어 다른 별이 거느리고 있는 외계행성계를 한창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별의 세계와 은하의 세계가 현대 천문학자의 주 연구 대상이다. 별과 은하는 사진은 예쁘지만, 막상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아 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부분들을 나름 쉽게 잘 설명했다. 혹 어려우면 그냥 넘기고 다른 부분을 보셔도 된다. 자꾸 듣다 보면 깨달음이 온다.

천문학(astronomy)은 우주(Universe)를 연구하고, 우주과학(space science)은 우주(space)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스페이스’는 지구 근방 또는 태양계 정도의 범위, 인간이 직접 또는 탐사선을 보내 연구하고 정보를 얻거나 자원을 채취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한편 ‘유니버스’는 그보다 큰 범위에서 우주 전체와 그 대상들인 행성, 별, 은하, 성간물질, 블랙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등을 대상으로 삼는다. 이런 다양한 내용들을 책에 잘 버무려 놓았다.



초신성과 신성, 중성미자.

삼국사기부터 조선왕조실록까지 우리 조상들이 남긴 역사서에 천문 관측 기록들이 있다. 조상들이 열심히 관측하고 훌륭한 많은 기록을 남겼던 신성과 초신성 –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현대 천문학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분야가 이 분야이다. 마침 나도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 3대를 이용한 초신성 탐사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 이 설명의 등장이 반가웠다. 또한 신성, 초신성뿐만 아니라 마그네타(자기장별), 킬로노바(1,000 신성)까지 이야기한다. 아주 최첨단이다. 천문학자라도 이 분야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는 내용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각 분야의 최고 지식을 섭렵하고 소개하는데, 칭찬할 만하다.

끈 이론이나 중성자별의 내부, 중성미자를 설명할 때는 현대물리학의 첨단을 맛보여 주고, 소립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설명한다. 300쪽의 얇은 책이면서도 백과사전이다. 제목에 ‘우주’가 있어 천문학 내용인가 싶으면 어느새 물리학으로 넘어간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소립자물리학이 다루는 우주의 가장 기본적인 입자 그리고 운동을 다루는 역학도 등장한다. 그러다 어느새 지구의 탄생 이야기와 함께 생명체의 탄생과 생물학 이야기가 등장한다. 우주를 이동하는 이야기, 인공위성, 인공위성 파편 등이 만들어낸 우주쓰레기 처리 방안도 설명하고, 인류가 아직 낮은 수준의 논의에 머물러 있는 우주엘리베이터 이야기도 상당히 자세하게 등장한다.

일본 도쿄 인근의 가속기연구소가 연구를 위해 중성미자를 서쪽으로 방출하는데 그 중성미자가 우리나라 경북지방으로 온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경북지방에 추가 중성미자 검출기를 건설하고자 희망해서, 요즘 한국 중성미자 관측소(Korea Neutrino Observatory) 건설을 추진 중이다. 유튜브에도 소개 영상이 있는데, 경북 보현산이나 대구 비슬산에 건설되면 한국도 초신성 폭발 현장이나 태양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연구를 할 수 있다.



무분별한 개발과 발사 대신 어떻게 처리할지도 생각해야.

런던에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말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환영받았다고 한다. 말과 마차의 수가 늘어나면서 길이 온통 말똥으로 덮였는데 자동차는 길에 아무것도 흘리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현대는 자동차가 너무 많아져 배기가스가 지구에 위협을 줄 정도이다. 제조업이 늘어나고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나라가 부강해졌다고 기뻐했는데 이젠 대기오염과 환경오염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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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도는 우주쓰레기는 필요 없어진 위성이 약 2,700대입니다. 50cm 이상의 물체가 1만 개, 사과 크기가 2만 개, 유리구슬 크기가 50만 개, 그 이하 추적 불가능한 물체가 1억 개 이상 지구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이 우주 쓰레기들은 시속 3만km, 초속 8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날아다닙니다. 참고로 권총의 탄환은 초속 0.5km, 군대에서 사용하는 소총 크기의 총탄도 2.5km 정도입니다.
 

- 216면


지구 상공에 인간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너무 많아졌고 쓰고 버려둔 우주쓰레기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다른 인공위성과 우주 정거장, 우주 망원경 등을 위협한다. 우주쓰레기가 땅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대단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제는 에너지를 만들든, 자동차를 만들든, 산업을 일으키든, 심지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때도 그 뒤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하고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총알보다 빠른 물체가 1억 개 돌아다니다가 우주선이나 우주인에게 부딪힌다면 치명적이다.

독서 Guide

1. 가장 흥미롭고, 나름대로 이해가 되는 부분 하나를 골라 가족이나 친구에게 설명해 보자. 우주의 크기별 분류도 좋고 블랙홀도 좋다.

2. 지동설이 등장할 때는 태양계가 천문학의 핵심이었으나 이제는 우주의 진화, 별의 진화, 중성자별, 블랙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으로 연구의 핵심이 바뀌었다.

3. 지구 근방과 태양계를 대상으로 하는 우주과학을 통해 인류가 어떻게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지 살펴보자.

책정보

우주 모멘트

저자일본과학정보

출판사로북

발행일2023.10.27.

ISBN9791197441134

KDC443.1

서평자정보

김상철 ㅣ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상철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미지

거대마젤란망원경(GMT) 건설 프로젝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을 이용한 초신성 탐사 프로젝트 일을 한다. 별과 은하를 연결하고, 중성미자 연구로 천문학과 물리학을 연결하고자 한다. 《천문지도사》, 《과학기술진로 컨설팅 북》을 썼고(공저), 《천문학자의 관점에서 본 베들레헴의 별》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