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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은 겨울 이불 같다

- 안녕달, 《겨울 이불》

작성일: 2024.01.28.

PICK1 요약

1. 그림책이 보여 주는 마법

2.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판타지 그림책

3. 유쾌함+다정함+뛰어난 상상력

따뜻함이 그리운 날 품고 싶은 그림책!

새해가 밝았다. 지난 12월을 되돌아보면 혹한의 추위 탓에 한바탕 감기와의 전쟁을 치른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겨울 이불》은 표지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 준다. 촌스러운 꽃무늬의 솜이불 속에서 얼굴만 쏘옥 내민 아이. 나는 그 아이가 되고 싶은 생각에 재빨리 책장을 넘긴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고 있는 시골집 마당에 눈발을 가르며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서 있다. 시래기와 곶감이 주렁주렁 달린 처마, 댓돌에 놓인 털신 두 켤레, 하늘로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는 굴뚝 연기가 벌써 정겹다. 방으로 들어선 아이를 반기는 건 뜨듯한 아랫목에 깔아둔 두툼한 솜이불. 아이가 겉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내복 바람으로 이불 속으로 파고든 순간 마법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판타지 세상 속으로

이불 속 찜질방에서는 곰이 귤을 까먹으며 카운터를 보고 있고, 양머리 수건을 두른 개구리와 너구리 들이 유머집을 보며 낄낄대고 있다. 익숙한 듯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아이와 “왔어!”라며 받아주는 곰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안녕달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판타지 세상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겨울 이불》의 판타지 세상에서는 인간과 여러 동물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곰, 너구리, 다람쥐, 개구리가 다 같이 누워 드르렁 쿨쿨 푸푸 쌕쌕 잠을 잔다. 힘의 크기도 종의 다름도 상관없이 모두 한 가족처럼 어우러져 잠든 동물 친구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 강아지 왔니?”라며 맞아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아이는 “나도 식혜 먹을래요!”라고 외친다.

“식혜 달걀 식혜 달걀”을 노래 부르며 곰에게 가던 아이는 배고픈 다람쥐도 챙겨서 간다. 곰엉덩이 달걀 네 개랑 얼음할머니 식혜 한 통을 야무지게 주문하고 기다리는 아이. 여기서 다시 한번 사랑스러운 판타지 세상이 펼쳐진다. 판타지 속의 또 다른 판타지라니 안녕달 작가의 유머러스한 감각에 감탄하며 보게 된다.

구운 달걀 세상의 골목 풍경은 정겨운 옛 시절을 떠올려 준다. 아이들은 ‘얼음땡’,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뛰어놀고 한쪽에선 어릴 적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는 할머니들 모습에 푸핫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식혜 위 얼음판에서 썰매를 지치는 아이들과 낚시하듯 밥알을 건져 올리는 할머니의 모습은 또 얼마나 기발한지!



온 가족이 다 함께

아이가 심부름해 온 달걀과 식혜를 사람과 동물이 함께 나눠 먹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푸하하, 아하하하, 와하하하, 낄낄낄낄, 에헤헤헤, 파하하하…. 그림 속 동물들을 따라 갖가지 웃음소리를 내보면 어느새 유쾌해진다. 배가 부른 아이는 할머니 무릎을 베고 스르륵 잠이 들고…. 하염없이 내리는 눈 속을 뚫고 아빠가 집으로 온다. 아빠는 아랫목에 묻어둔 밥을 먹고 잠든 아이를 업고 자신의 집으로 걸어가며 중얼거린다. “애가 몸이 참 따끈하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깨알웃음과 따스함을 안겨주는 책이다. 그림책만이 담아낼 수 있는 사랑스러움이 여러 캐릭터와 찜질방이라는 공간 속에 알알이 박혀 있다. 덕분에 읽는 내내 따스함과 다정함, 아늑한 안도감이 마음을 감싸준다. 그리고 우리에겐 차가운 겨울 날씨를 물리쳐줄 ‘겨울 이불’ 같은 가족의 사랑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추운 겨울, 온 가족이 이불 안에서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독서 Guide

1. 겨울이면 생각나는 어릴 적 추억이 있나요? 떠올려보고 서로 이야기해 보세요.

2. 추운 날, 따스함을 전해주는 물건이나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3. 수건을 양머리 모양으로 접어 머리에 쓰고, 귤을 까보세요. 깐 귤껍질로 여러 가지 동물 모양을 만들어 보세요.

책정보

겨울 이불

저자안녕달

출판사창비

발행일2023.01.09.

ISBN9788936455965

KDC813.7

저자정보

한해숙 ㅣ 동화작가

한해숙 동화작가 이미지

2013년 《어린이 동산》으로 등단. 지은 책으로 《안녕, 병아리》, 《강아지도 마음이 있나요?》, 《콩쥐 팥쥐》,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맞춤법 띄어쓰기 100》, 《마리아 메리안》, 《설탕이네 반려가족》 등이 있고, 그림책 《콩 한 알과 송아지》는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