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1 요약
1.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소년의 이야기.
2. 비정상으로 분류되어 살아가는 삶.
3. 괴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공감의 시대에 살면서
요즘은 공감 능력, 정서 지능이 중요한 시대이다. 부모는 어린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애쓰고, 공감 능력은 어느덧 대인 관계와 사회적 성공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감상적인 성격에다 지나친 공감 능력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던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 어떤 면에서는 조금 부럽기까지 했다. 특히 그가 겪은 끔찍한 비극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정상적으로 살고 싶은 성실한 괴물의 이야기
여기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공감 능력이 제로인 소년이 있다. 그래서 괴물로 불리는 소년, 윤재. 《아몬드》는 감정표현 불능증을 가진 소년의 이야기로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아주 큰 관심을 받았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었던 《아몬드》는 소년의 뒷모습을 표지로 삼아 청소년용, 성인용 두 가지 버전으로 새 옷을 입고 나왔다.
주인공 윤재는 아몬드라고도 불리는 편도체가 보통 사람보다 작고 제대로 활동하지 않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읽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윤재를,
사람들은 괴물 취급한다. 헌 책방을 하며 함께 사는 엄마와 할멈은 윤재가 감정을 배우도록 아낌없는 가르침과 사랑을 베푼다. 그들의 소원은 윤재가 ‘정상적’으로 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
"
마치 이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남들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해서 꼭 정해진 대응을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모두 다르니까, 나같이 ‘정상에서 벗어난 반응’도 누군가에게
정답에 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80-81면
사람들은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잣대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눈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괴물이라고 비난하면서.
"
"
박사의 말대로 평범하다는 건 까다로운 단어다. 모두들 ‘평범’이라는 말을 하찮게 여기고 쉽게 입에 올리지만 거기에 담긴 평탄함을
충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게는 더욱 어려운 일일 거다. 나는 평범함을 타고나지 않았으니까.
97면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날이 많아질수록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는다. 평범하지 못한 윤재 덕분에 주위 사람들이 아픔을 위로받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평범해 보이지만 어쩌면 세상 누구도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는 건 아닐지 생각해본다.
평범한 사람은, 혹은 괴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인공은 세상을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자신을 내던진다. 그 덕분에 또 다른 괴물 곤이와 친구가 되고 여자 친구에게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성장해 간다. 엄마와 할멈의 눈물겨운 노력과 사랑은, 사람을 괴물로 만드는 건 아몬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몬드》는 흥미로운 전개와 탁월한 심리 묘사,
개성 강한 매력적인 캐릭터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표지에 그려진 소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한다. 뒷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누군가를 쉽게 내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더 성장해 갈 윤재의 뒷모습이 궁금해진다.
독서 Guide
1. 내가 주인공이라면 나를 어떻게 대해주는 친구를 원했을까?
2.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3. 내 주위에 심 박사 같은 좋은 어른(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아껴주는)이 있는가?
4. 곤이와 윤 교수가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책정보
아몬드
저자손원평
출판사다즐링
발행일2023.04.01
ISBN9791198363510
KDC813.7
서평자정보
고수산나 ㅣ 작가
1998년에 등단한 후 《유물 도둑을 찾아라》, 《동물원 친구들이 이상해》, 《고수산나 동화선집》,
《우리 반에 슈퍼히어로가 있다》, 《이게 차별이라고?》, 《거짓말 뽑는 치과》 등 140여 권이 넘는 저서가 있다. 초등학교 4학년 국어교과서와 6학년 도덕교과서,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 동화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