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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마음을 알고 싶어

— 이꽃님, 《여름을 한입 베어 물었더니》

작성일: 2023.12.21

PICK1 요약

1. 상처 입은 영혼들

2. 유도 없는 유도선수

3. 지나치게 행복한 결말

아픔을 가진 두 인물의 만남

“어떤 책을 내야 잘 나갈까요?”

“글쎄요. 요즘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하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출판사 직원들을 만나 새로운 책을 기획할 때면 늘 오가는 대화다. 독자들의 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책이나 상품을 만드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큰 성공도 가능하다.

출판사 왈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이며 청소년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라는 이꽃님 작가의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이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야기의 배경은 열입곱 살의 두 친구가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마음을 열고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유찬이와 하지오는 서로의 아픔을 느끼며 동병상련을 느낀다. 전국 삼등에 전교 일등인 우등생 유찬이는 약간의 초능력이 있다. 남의 속마음이 귀에 들리는 거다. 그런 능력으로 그는 친구인 하지오에게 위안을 준다. 반면에 하지오는 엄마와 아빠가 너무 어린 시절 임신해 아빠 없이 엄마 혼자 낳아 기른 미혼모의 딸이며 유도선수이다. 엄마가 암 진단을 받은 뒤 딸인 하지오는 경찰관인 아빠 남경사가 있는 정주로 전학을 간다. 물론 그곳 학교에는 유도부가 있고,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자신을 태어나서는 안 될 아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어른들의 처사에 저항할 수는 없었다.



소통의 부재로 깊어지는 상처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다소 실험적인 이 시도는 1인칭 서술이 갖는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스토리에서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소통이기 때문이다. 남의 마음과 내 마음이 서로 교감을 이루는 소통. 소통이 없으면 고통이 따른다고 했다. 하지오라는 상처투성이인 청소년의 눈에는 엄마부터 아빠, 친구과 유도부, 그리고 더 나아가 정주의 사람들과 분위기 등 모든 것이 견디기 힘들다. 다가서기 어렵다. 이 모든 것은 소통 부재가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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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 덕분에 확실해졌다. 나는 더 이상 이곳에서 하루도 더 견딜 수 없다는 걸. 교실에서 유찬과 마주치는 것도 힘들었고,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공간이 한 군데 없다는 것도 끔찍했다. 체육관 뒤에서 걸어 나오면서 나는 곧장 집으로 가 망할 아빠라는 사람에게 다시 서울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려고 했다. 이런 곳에서 더 버티느니 돌아가겠다고, 당신도 내가 역겨운 거 피차 똑같지 않느냐고 말이다.
 

- 53면

마음을 열고 치유를 시작하다

청소년 자살의 이유는 학교, 가정, 친구 어느 한 군데 마음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라고 한다. 마음의 문을 닫고 거의 구석으로 내몰린 하지오는 마침내 친구 유찬이와 소통이 시작되면서 서서히 궁금하고 알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 지역과, 부모와 그리고 세상과 화해를 시작한다. 가장 힘들고 어려울 거라 여겼던 한여름에 전학 간 낯선 학교에서의 삶을 멋진 것으로 만들어 간다. 소통이 이루어지자, 아빠와 그 배우자, 마을사람들과 유도부 모든 사람의 행동이나 태도가 이해된다. 마치 안개가 걷히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장 대표적인 것이 5년 전 화재사건에서 번영 사람들이 심적인 공범이 되어 새별이의 실수까지도 지켜주는 비밀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과 감정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애써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알게 되고 더 큰 이해가 이루어진다. 이런 소통을 통해 인간관계는 깊어지며 삶의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진정한 소통의 소중함이다.



성장의 열쇠 소통

아이 하나를 잘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마을은 어느 특정 지역은 아니다 소통하고 납득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을이어야 한다. 마을이 감춰 온 비밀을 알면서 하지오의 마음은 열린다. 그리고 여름이 활짝 꽃핀다. 계절을 견뎌내는 건 곧 성장이고, 그 성장이 곧 청소년의 의미이다.

독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나는 늘 강연을 가면 학생들과 대화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솔직히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눈높이를 맞추며 다가가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서 Guide

1. 시점 변화에 따른 서술 방식의 차이를 파악하며 읽어 봅시다.

2. 소통의 부재로 인해 답답했던 순간이 있었는지 떠올려 봅시다.

3. 대화 상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을 유념해야 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책정보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저자이꽃님

출판사문학동네

발행일2023.08.18

ISBN9788954694575

KDC813.7

저자정보

고정욱 ㅣ 동화작가·문학박사

고정욱 ㅣ  동화작가·문학박사 이미지

장애를 아동문학에 투영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을 포함, 총 34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과거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