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매료한 《꽁꽁꽁》 시리즈

작은 소품까지도 생명을 불어넣고 그 안에 유쾌한 유머와 따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윤정주 작가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꽁꽁꽁 캠핑》은 윤정주 작가의 〈꽁꽁꽁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이다. 2016년 《꽁꽁꽁》이 처음 나올 때 만해도 재미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시리즈가 쭉쭉 이어져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고, 심지어 한편 한편이 이리 다 재미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정말이지 윤정주 작가의 힘이다.

《꽁꽁꽁 캠핑》, 이 이야기의 소제목을 붙인다면 〈알이조아 구출작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솔이네 가족은 바닷가로 캠핑하러 간다. 솔이는 물놀이를 하고 아이스박스에서 ‘알이조아’를 꺼냈다가 엄마가 밥 먹고 먹으라고 하는 바람에 아이스박스 위에 ‘알이조아’를 놓아두고 간다. 여기까지는 흔한 일이다. 아이들이 간식 먹다가 엄마가 불러서 가는 풍경은 어느 집이나 있는 일이다.



어린이의 품을 떠나 갈매기의 품으로

사건은 그다음부터 벌어진다.

알처럼 생긴 이 ‘알이조아’를 갈매기가 휙 채 간다. ‘알이조아’는 요즘 아이들 간식으로 먹는 알처럼 생긴 초콜릿 같은 것이라고 추측된다. 솔이는 이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스박스와 아이스박스 속 친구들은 안절부절못한다. 알이조아를 구하러 가야 할지 말지 서로 의견이 분분하다. 재미있는 장면은 갈매기는 알이조아를 갈매기 둥지에 놓아두고 잠이 든다. 난데없이 갈매기 둥지에 마치 갈매기 알처럼 안착하게 된 알이조아의 모습은 저절로 웃음이 난다. 게다가 갈매기 둥지에는 미역과 소라 같은 아이들이 알이조아를 새 친구로 여긴다는 거다.

여기까지 보면 갈매기는 이 알이조아를 알처럼 품는 걸까 싶다. 알이 계속 안 깨어나면 갈매기 마음은 어떨까? 알이조아는 어떻게 될까? 그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재미있어서 다음 장을 아주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넘겨보게 된다.



솔이 찾아 떠나는 알이조아의 모험

윤정주 작가는 알이조아의 모험을 그리고 싶었던 거 같다. 알이조아는 자신을 찾을 솔이 생각에 절벽 위의 갈매기 둥지에서 탈출하는데, 미역줄기를 밧줄처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어떤 액션 영화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심지어 떨어진다. 심장 두근두근하게 하는 알이조아의 탈출, 알이조아는 미역줄기에서 미끄러져 모래톱에 떨어져 아 다행이다 싶지만, 게들이 쌓은 모래성에 떨어져 모래성을 무너뜨렸고 당연히 게들이 화가 났다.

둘의 싸움 덕분에 오리튜브를 탄 알이조아는 다시 도망을 가게 된다. 하지만 사면초가 아니 삼면초가다. 하늘에는 갈매기, 바다에는 문어, 육지에는 사나운 게들. 어디로 간단 말인가? 알이조아는 두려움에 외쳤다. 도와주세요, 누구 없어요? 정말 나라도 달려가서 알이조아를 딱 집어 올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던 것이 이 때 영웅처럼 등장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아이스박스 친구다. 거침없이 달려온 아이스박스 친구는 과연 알이조아를 구할 수 있을까? 시종일관 긴장감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쫓고 쫓기는 알이조아의 대 탈출극이다.



어린이를 즐거운 상상으로 이끄는 연출

마치 토이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이 그림책은 솔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어쩌면 아이들도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 그들의 소품이나 아끼는 물건이 어떤 모험을 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할 수도 있겠다.

엄청난 일을 겪어서 탈출한 알이조아는 결국 솔이의 입속으로 사라지는 이 이야기는 간식 알이조아가 자신의 소임을 다 하는데 끝이 난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본 느낌인 이 꽁꽁꽁 캠핑은 아이들과 캠핑이나 공원에 갈 때 챙겨가면 돗자리 배 깔고 누워 까르르 웃으며 볼 수 있는 책이다. 윤정주 작가가 그리는 다음 《꽁꽁꽁》은 무엇일지 몹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