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1 요약
1. 물질과 에너지, 무작위성(Randomness) 등 물리학적 관점으로 원자에서부터
생명현상까지 통합적으로 이해하려고 시도한 책
2. 우리가 초,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학(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을
총정리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역사적 사건과 일화 등을 통해 흥미를 더함.
3. 최신 과학적 성과 및 살면서 궁금했을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고, 일반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여러 비유를 활용하여 설명함. 다만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과 용어에 익숙해야 할 필요가 있음.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다!
물리학은 다른 학문들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특별할까? 이것은 ‘물리학자가 세상을 바라볼 때 어떤 관점으로 보는 지’에 대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물리학자는
하나의 원리가 옳다면, 그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물리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원리들이 있지만, 그 원리들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원리로 통합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에게는 현재 발견된 4가지 근본적인 힘인, 중력, 전자기력, 핵력(강력, 약력)조차도 거북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통일장 이론을 연구하며, 가장 작은 소립자에서부터 광대한 우주까지 넘나들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저자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대담한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원자에서 인간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저자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에서 시작하여, 원자들이 결합한 분자들,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들로부터의 생명체
탄생, 그리고 인간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가 익숙한 방식으로 표현을 하자면 이 책에는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등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배운 과학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과학에 익숙지 않은 일반독자들은 복잡한 분자구조와 화학 반응식에 대한 설명, 외래어로 되어 있는 물질의 명칭들에
대해 집중력을 갖고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비록 단편적일 수도 있지만 역사적 사건과 일상생활에서
궁금했을 만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데모크리토스가
세상이 ‘원자’라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졌다는 원자론을 주장했지만, 실제로 원자라는 개념을 과학자들이 받아들이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원자가 있다는 것은 화학 반응의 정량적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데, 이 연구의
대표적인 화학자인 라부아지에는 프랑스 혁명의 혼란 속에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일도 있었다. 발견된 원자들을 체계적인 표,
즉 주기율표로 정리한 사람은 러시아의 멘델레프로서, 그는 자신이 만든 표의 규칙성을 통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자들의
특성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새롭게 발견된 갈륨의 밀도와 질량 측정에 오류가 있음을 알아내기도 하였다.
또한, 사람의 혀는 나트륨 이온이 닿으면 짜다고 느끼는데, 주기율표의 맨 왼쪽에 위치하여, 똑같은 전하량을 가진 리튬
이온이나 칼륨 이온도 짠맛을 느끼는 것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생명현상에 필수 불가결한
단백질과 DNA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원자는 질소이다. 그런데, 2개의 질소원자가 삼중으로 결합한 질소 분자는 대기의
78%를 차지하지만, 그 결합이 산소 분자나 수소 분자 결합보다 2배 가까이 강하기 때문에, 보통의 생물이 이 결합을
깨고 질소를 흡수하기가 매우 힘들다. 만약 질소가 질소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면 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고정질소’라고 부른다. 자연에서도 번개가 칠 때나 질소고정 박테리아에 의해 고정질소가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그 양이
적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작물로 계속 농사를 지으면 밭의 생산성이 떨어져, 땅에 고정질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20세기
초에 독일의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는 공기 중의 질소 분자에 수소를 결합하여 암모니아 고정 질소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하버-보슈법이라 불리는 이 방법은 질소 분자를 분해하기 위해서 400~500도의 온도와 대기압의
150~250배에 달하는 압력이 필요하다. 우리 몸에 있는 질소의 60%가량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로서, 하버-보슈법이
없었으면, 지구에서 30억 명 이상의 인구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하니, 그 많은 대기 중의 질소는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했을 것이다.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무생물에 비하면, 생물의 양은 무시할
만큼 적지만, 생물의 복잡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생명의 특징은 자신의 형태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물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열역학 제2 법칙인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끊임없이 일을 하여야 하고, 일을 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식물은 광합성을 하고, 동물은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동물은 호흡을 통해, 포도당이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와 물이 되며 에너지를 얻고, 식물은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포도당을 만들고, 산소를 내놓는다. 사실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여,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피터 미첼은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새로운 과학 개념은 반대자들이 설득되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죽기 때문에 정착된다.”는 막스 플랑크(Max Plank)의 말을 인용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상은 기본 입자에서 원자, 분자, 생물, 지구, 태양, 우주로
이어지는 다양한 층위로 구성되는데, 각 층위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특성들이 창발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물리로, 즉 하나의
관점으로 설명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이름 모를 무수한 과학자들
이 책에는 많은 양의 지식과
정보가 소개되어 있다. 간단히 한 문장으로 표현된 과학적 사실과 주장들이, 일반 독자들이 읽을 때, 자칫 단순하고
당연하고, 논의가 불필요한 종결된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을 탐구하기 위해, 어느 연구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아니 자신의 전 생애를 투자했을 수도 있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원자부터 생명까지의 모든 현상이
당연하고 식상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걸 만큼 신기하고 경이로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생명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기존의 이론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읽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암모니아라는 단순한 화합물도 자연에서 쉽게 생성되지 않아서 일부러 고온 고압으로 합성해야 한다면, 암모니아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복잡한 아미노산, 단백질, DNA와 생명체가 어떻게 번개가 친다고 자연에서 저절로 탄생할 수 있을까?’처럼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이 마음에 울린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직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아무것도 기적이 아닌 것처럼,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독서 Guide
1. 책의 제목은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에서 차용하여 인문학적인 책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자연과학적 설명을 한 것이니, 과학적인 사실과 내용, 역사적 배경, 사건에 집중하자.
2. 지식과 정보의 양만이 아니라,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독자의 경우에 어렵게
생각되면, 백과사전을 찾아보듯이 관심이 가는 부분을 찾아서 읽어도 좋다.
3. 본서에서 소개하는 내용들이 확정된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이론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가지고 읽도록 하자.
책정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저자김상욱
출판사바다출판사
발행일2023.05.26
ISBN9791166891496
KDC420.04
서평자정보
조성주 ㅣ 물리학자
청소년을 위한 톡톡 튀는 물리이야기인 《아빠 물리가 뭐예요?》의 저자로서, 일상 속 물리에 대한
글과 강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밤하늘의 별을 사랑하는 물리학자이다. 현재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 센서인 라이다 센서 및 대기
환경용 라이다, 다양한 광 계측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See the invisible’이라는 좌우명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에게 일상에서 보이지 않는 물리법칙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을 추구하고 있다.